외포리에 방문하였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대구로 유명합니다.
유명한 동네에 오면 또 한 번 먹어줘야죠. 바로 리뷰 갑니다.
손님이 바글바글했던 외포9번 횟집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단체손님이 있었네요.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그냥 이 앞에 어판장 가게에서 수산물을 잔뜩 산 이유였습니다. 뭐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맘이 제일 컸네요.
여사장님이시고 밖에서 대구 다듬는 곳에는 할머니 한분이 계시는데 사장님 어머님이라고 하시네요. 방송국 촬영 간판하나 안붙어 있는 가게가 없을 정도로 촬영도 많이 오는 외포입니다.
사실 이런 인증을 보고 방문하다기 보다는 방문했는데 이런 인증이 있는 거죠. 이런 거 검색해서 오시는 분들 있으시려나... 아무튼 뭐든 인증은 좋은 겁니다. 특히 무료급식소 후원한다니 이건 좀 마음에 드네요.
낚시할 때 잡히면 '저만' 좋아하는 어종입니다. 정말 치명적인 독이 있는 생선이지요. 물론 죽지는 않습니다. 죽을만큼 아프긴 하지만요. 다만 치명적인 외모를 가진 만큼 다듬어 놓기만 하면 횟감이나 탕으로 끝내줍니다. 별개로 이 집은 수조가 그리 깨끗하지 않았습니다. 양쪽 가게들의 깨끗한 수조와 좀 비교가 되더군요. 물론 방문객의 90%가 대구를 먹으러 오는 거지만 수조 관리도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참 불쌍한 생선중에 하나인 아귀입니다. "이렇게까지 생겼는데 나를 먹는다고??" 라고 아마 생각하지 않을까요?
가시도 많고 이빨도 날카롭고 껍질도 흐물거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신같이 다듬어서 찜이니... 수육이니... 맑은탕이니... 그런데 어쩝니까. 맛있는데..
이것도 동네마다 부르는 이름이 틀린 물고기 입니다. 꼼치, 물곰, 곰치... 그런데 물곰이니 곰치는 사실상 다른 생선입니다.
살이 크게 단단하지 않아서 보통 탕으로 먹는 생선입니다. 예전에는 어부들이 잡히자마자 버렸다고들 하죠.
그런데 지금은 비싼 몸값을 자랑합니다.
한국인의 생선인 명태가 이제 거의 못 본다고 생각하면 참 슬픈 일입니다. 그나마 대구는 아직 잡히고 있어서 다행이고요. 외포리가 대구로 유명하긴 하지만 대한민국 전체의 수온이 바뀌고 대표어종도 바뀌고 있어서 언제까지 외포가 대구의 고향일지 궁금하기도, 안타깝기도 합니다.
외포리에 오면 어머니는 생대구도 사고, 말린 대구도 사고, 말린 가자미도 사곤 합니다. 한국에 달린 가족 해봐야 나밖에 없지만 없는 살림에 또 조카들도 주고, 외삼촌도 준다고 여럿 삽니다. 문득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달고기를 제가 사드린 적이 있나... 하고 반성하게 되네요.
모종의 이유로 말려지고(?) 있는 방어입니다. 아마도 죽어서 회로 팔지 못하는 몸이 되어 그런것 같습니다. 사실 방어 말리는 거 처음 봤어요. 보통 그냥 방어 회 뜨고 나머지 부위 맑은탕으로 많이 먹었는데, 바싹 말린 방어는 무슨 맛일지 궁금하네요.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가 괜찮은 맛을 내니까 이것도 비슷한 맛을 내려나요??
대구는 반건조 대구가 생대구 보다 훨씬 맛있는것 같습니다. 국물을 내도 더 깊은 맛이 나고, 살점도 먹기 좋고요. 유명한 대구탕 체인점들도 반건조 대구를 쓰죠. (Ex. 속씨** 대구탕) 생선이든 육고기든 손질하기 쉽지 않지만 손질만 할 줄 안다면 아는 만큼 음식의 깊이와 실력이 늘어나니 요리에 깊은 관심 있는 사람들은 뭐든 직접 손질해 보시는 걸 권합니다.
어릴 땐 도대체 왜 이걸 먹는지 몰랐던 가오리 찜. 바로 그 가오리찜의 재료인 말린 가오리입니다. 쫀득하게 불어난 가오리를 쫙쫙 찢어서 초장에 찍어먹는 맛은, 술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되고 나서야 그 진가을 알아보게 되었네요. 녹이 슨 고리가 참 신경쓰이는데, 바닷생활에 한 다리만 걸쳐보면 바닷물 닿으면 하루만 지나도 녹이 피기 시작하는 걸 느끼실 겁니다. 뭐 할말하않 이긴 한데, 아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뭐 모자란 철분 먹는다 생각하죠 뭐.
바싹 말라가는 물메기와 참돔입니다. 바싹 말린 물메기는 국물을 내거나, 아예 바싹 말려서 쥐포처럼 포로 먹으면 맛이 괜찮습니다. 참돔은 상사리(아기물고기) 일때는 맛과 육질이 떨어지고 먹을 것도 없지만, 40이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맛이 달라집니다. 뭐, 대부분의 큰 생선이 맛이 있긴 한데, 의외로 맛에 대한 평이 많이 갈리는 돔 중에 하나라 큰 사이즈의 참돔을 꼭 먹어 보시길 권합니다.
물렁물렁하던 살이 건조가 되면 쫄깃하고 진한 육향을 머금습니다. 빠싹 말린 다음에 두들겨서 조미과정을 거치면 훌륭한 아귀포로 변합니다. 맥주의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지요. ㅎㅎ 예전에는 최애 메뉴중에 하나가 쥐포였는데 아귀포가 추가되었습니다.
겨울철에 진짜 맛있다는 벵에돔. 지느러미를 보아하니 수조에 있다가 운명을 달리하셨나 보구려...
돌돔, 참돔, 감성돔과 더불어 낚시꾼의 4대 돔중에 하나인 벵에돔입니다. 떼로 다니고 예민하고 힘 좋고. 여름철이 활성 기라 낚시하기에는 좋지만 맛은 겨울에 더 좋습니다. 아, 물론 대부분의 돔류 생선은 겨울철에 더 맛이 좋습니다. 추운 수온을 견디기 위해서 몸에 지방을 쌓는데, 그래도 추운지라 덩치가 작은 개체는 활성도가 떨어지고, 덩치가 큰 애들은 그나마 몸에 기름을 두르고 돌아다닐 수 있는 거겠지요. 그래서 영동철에는 대물이 잡힌다고 낚시꾼들은 그 추운데 또 낚시하러 나가는 거고요. 손을 덜덜 떨면서 얼은 크릴을 끼우던 때가 생각나네요 ^^;
한참 뒤에 식당에 식당에 자리가 나서 들어옵니다.
A코스(회, 전, 탕)3만원, B코스(회, 전, 찜, 탕) 3만 5천 원.
B코스를 하려 했는데, 오래 걸리고, A코스를 하면 금방 나온다고 해서 A코스로 주문했습니다.
사실 대구는 살이 무르고 기름기가 적어 회로 먹기에는 그리 적합한 생선은 아닙니다. 회 써는 모양도 안나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생선들은 활어로 맛볼 때 오는 그 특유의 싱싱한 맛이 있습니다. 경험으로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한번만. 맛보면 아시겠지만 한번이면 충분합니다 ^^;;) 기름기가 적어서 간장보다는 초장이 잘 어울립니다. 회막장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건 제공되지 않습니다.
대구알을 간장에 졸인...(사실 별로 안 졸인듯한..) 반찬입니다. 이건 맛있습니다. 짜지 않고 좋았습니다. 이건 한번 더 달라고해서 먹었습니다.
손바닥 반만 한 전복이 4마리 나왔습니다. 몸에 좋고 맛도 좋으니 이런 건 먹어줘야죠. 물론 제 입에 들어올 것도 없이 아이들 입으로 슉슉 들어갑니다. 언젠가 아빠가 전복만 한번 배터지게 먹게 해줄께.
어릴 때는 그냥 산 낙지라고 하고 먹었는데, 어른이 될 때 즈음하여 낙지 탕탕이라고 하더군요. 한 마리는 아니고 반마리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선도는 좋았고요.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제일 맛이 있었던 대구 전이었습니다. 그릇이 너무 뜨거워서 전달 과정에서 약간 화상을 입었습니다. 물집이 아직 따끔 따끔 하네요. 좀 더 나왔으면 좋았겠는데, 양이 좀 모자란 듯한 느낌입니다. 손이 많이 가서 그렇겠죠??
제 입맛에는 좀 싱거웠습니다. 재료는 좋았지만 흠.... 짠 걸 좋아하진 않지만 간이 너무 슴슴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체적으로 음식이 간이 좀 슴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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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평 >
외포리에는 생각보다 꽤 많이 왔던 것 같습니다. 외포리 갯바위에 낚시하러 꽤 왔고, 한 두 해에 한 번은 대구도 사고 밥도 먹고 했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는 처음 방문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실망스러웠습니다. 너무 많이 기다렸고, 확 줄어버린 주변찬, 올라버린 가격, 화상 입을 만큼 뜨거운 접시, 깊지 않은 국물 맛. 관광지인걸 감안하더라도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개인적으로는 불만족스러웠습니다. 아마도 너무너무너무도 많은 손님 탓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사장님은 친절하셨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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